일화

1만 2천원짜리 땅을 4천원에 판 이유 1960년대 말 연만희 전(前)사장이 총무과장으로 있을 때 정부에서 제2한강교(양화대교)를 건설하기 위해 인근 땅을 주민으로부터 매입해야만 했다. 그런데 보상비를 놓고 주민과 정부 사이에 의견차가 심하여 합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유한양행도 그 일대에 땅을 좀 가지고 있어 주민과 정부의 협의가 있을 때 총무부장이 참석하였다. 주민들은 위원회까지 만들고 보상비를 올리기 위해 투쟁 일변도로 나갔다. 구호를 적은 포스터들을 여기저기 벽에 붙여놓았다. 일한이 그 소식을 듣고 연만희를 불러 물었다. “그 땅값이 살 때보다 지금 얼마나 올랐나?” “평당 3원에 산 것이 현재 평당 4천원을 하니 천삼백배가 올랐습니다. “그런데 주민들은 얼마를 요구하는가?” “평당 1만 2천원으로 해주지 않으면 땅을 팔지 않겠다고 합니다.” “유한양행은 정부가 제시한 대로 하면 손해를 보는가 이익을 보는가?” “당연히 이익을 봅니다.” “그런데 자네, 왜 그 땅을 정부에 팔지 않고 버티나?” “주민들과 보조를 같이 해서 이익을 더 남겨야지요.” “자네는 그 동네 주민이 아니고 유한양행 간부야. 정부에서 국민들을 위해 다리를 놓겠다는데 땅을 공짜로 주지는 못할망정 돈 몇푼 더 받겠다고 주민들과 함께 그 따위 시위를 해? 당장 사표를 써! 자네 같은 사람 내 회사에 둔 적이 없네.” 혼이 난 연만희는 곧장 주민위원회에서 탈퇴하고 그 땅을 정부가 원하는 가격에 넘겨버렸다. 그러자 주민들은 유한양행이 배신자라고 하며 회사로 몰려와 시위를 벌였다. 일한은 집과 건물, 땅을 투기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나라를 망하게 하는 첩경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집이나 건물 값이 오르고 땅값이 올라 불로소득이 생겼을 때는 자기 것으로 챙기지 않고 어떤 모양으로든지 사회로 환원시키는 것을 잊지 않았다. 출처: ‘유일한 평전(도서출판 작은씨앗,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