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화

달리는 열차에서 혈청약을 던진 이유 홍병규 전(前)사장은 1932년 입사 후 회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숙직을 도맡아 했다. 어느 날 밤 해주도립병원에서 급한 연락이 왔다. 맹장염 수술을 했는데 프랑스제 혈청 주사약이 없어 환자가 죽어간다는 것이었다. 홍병규씨는 숙직자가 창고를 함부로 열어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어기고 급한대로 약을 꺼냈다. 두껍게 포장한 다음 서울역에서 뛰어가 기관사에게 경의선 열차가 해주와 신의주로 갈라지는 토성역에서 밖으로 던져 달라는 부탁을 했다. 기관사는 유한양행 직원의 성의를 가상하게 여겨 약속대로 토성역에서 밖으로 던져주고 거기서 기다리던 해주도립병원 사람들이 무사히 그 약을 받아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쳐 환자의 생명을 건졌다. 다음날 이 소식을 들은 유박사는 함부로 창고문을 열었다고 혼내기는 커녕 원칙에 얽매이지 않고 위급시에 적절히 대응해 사람 목숨을 건진 홍병규씨를 크게 칭찬했다. 곧이곧대로 원칙을 지키는게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우쳐 준 사건이었다. 출처 : ‘나라사랑의 참 기업인-유일한’(㈜유한양행, 1995)